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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유영

전시장소 갤러리 이트리움 전시기간 2026년 4월17일 ~ 2026년 4월29일 전시작가 표주영

표주영 초대 개인전

-시간의 유영-

 

 

2026.4.17.()- 4.29()

오프닝: 2026. 4.20()

갤러리 이트리움

서울마포구 동교로 233. (이트라이브연남빌딩 6-7)

02-333-5443

 

 

유영하는 색채, 흘러가는 마음

 

이현경(미술비평)

 색채는 우리가 세상을 느끼는 방식을 나타내는 강력한 비언어적 언어이다. 표주영 작가는 이 색채라는 언어를 통해 스스로 의식하였거나 또는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그녀의 삶이 품었던 시간들과 그 시간의 기억에서 파생된, 미처 말로 표현되지 못했던 것들을 말하고자 한다. 표주영의 작품에서 조용히 그러나 생생하게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색채의 향연은 떠오르는 기억으로 인해 차오르는 감정이다. 그리고 그 감정으로 인해 불러일으켜지는, 여러 갈래로 퍼졌다가 다시 좁혀지는 마음이다. 색채가 불러일으키는 감정은 단순히 기쁘거나 슬프다와 같은 추상적인 단어를 넘어선다. 이 감정은 작가의 무의식 속에 깊이 뿌리박힌 심리적 역동을 대변한다. 작가는 특정 색의 조합이나 대비를 통해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미묘한 감정의 층위를 드러낸다. 그리고 작가가 무수한 고뇌의 시간 속에서 녹여낸 이 감정의 층위는 보는 이에게 미적 공명을 불러일으킨다. 다채로움 속에 조화로움이 포착된다. 자유롭게 배치된 형과 색에서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 작품을 마주 대한 그 시간만은 비정형의 형상에 색을 입혀 연주하는 작가만의 선율에 빠져 그 아름다운 소리에 자기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게 한다.

그런데 이러한 가시적인 아름다움을 통해 깊이 자리 잡았던 기억의 파편 모두를 아름답게 포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작가는 한국에서 그리고 대도시 서울에서 예술가로 살면서 느꼈던 심리적 장벽들을 말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장벽에 부딪히며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던 삶의 과정들을 나누고자 한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금이라도 생각해 보았듯이, 우리 사회는 고도 성장기를 거치며 학력과 자산 등 가시적 지표로 개인의 가치를 서열화하는 극심한 경쟁 체계를 구축하였다. 이러한 환경에서 형성된 정답이 정해진 삶의 경로는 개인에게 경직된 사회적 규범을 준수하도록 은근한 압박을 가한다. 이러한 사회가 구축한 표준화(standardization)된 시선은 특히 예술가들의 정신적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요인이다. 예술의 본질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인데, 사회가 요구하는 표준화된 성공을 내면화하다 보면 예술가는 진정한 자기(True Self)와 사회적 자기(False Self) 사이에서 극심한 괴리를 느끼게 된다. 만약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의 가치관이 그렇다면 예술가는 더욱 근원적인 고립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표주영 작가 또한 이와 같은 우리 사회의 표준화된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감정들은 지속적으로 누적되어 자아의 근간을 흔드는 복합적이고 층위가 깊은 양상을 띠게 되었다. 그런데 작가는 단지 우리 사회가 지난 시간 구축해버린 표준화된 잣대로 인해 개인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만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길 원한다. 작가는 진정한 자기가 훼손되었다고 느껴지면, 작업을 통해 잃어버린 자아의 파편을 다시 모으고 수선한다. 그녀는 한지를 찢고, 형태를 변형하고, 색을 스미게 만들고, 층층이 쌓으면서 작품 속에서 무너진 내면세계를 재건한다. 그렇게 재건을 하는 동안 작가는 더 이상 감정에 이끌려만 가는 자가 아닌 능동적인 감정의 연출자가 된다. 색채를 통해 감정을 형상화하고 배치하며 조절하면서 자기 주도권을 회복한다. 그리고 회복된 자아는 심리적 장벽을 극복할 힘을 갖고, 같은 압박감을 느꼈던 사람들에게 감정을 직시하고 이해할 수 있는 힘을 나누어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색으로 대변되는 살아 움직이는 감정들이 장벽을 뚫고 삶의 또 다른 방향, 새로운 층위로 나아가길 원한다. 그러므로 그녀의 공간은 색과 형이 자유롭게 유영하는 규범도 없고 정해진 시간도 없는 흘러가는 공간이다. 동양화는 대상을 파악하거나 공간을 구성할 때, 단순히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지 않는다. 대신 화가의 마음이 담긴 분위기(意境)와 비어 있는 공간이 주는 신비로운 기운(空靈)을 담으려 하는 주관적인 사유가 깔려 있다. 표주영의 공간에는 이러한 동양화 방식의 산수유(山水遊)의 관점이 담겨있다. 보는 이는 그 공간에서 노닐며 형과 색에 교감한다. 형과 색을 따라 굽이굽이 길을 따라가며 보면 어느 새 높음, 깊음, 넓음, 좁음, 따뜻함, 차가움, 무거움, 가벼움, 딱딱함, 부드러움, 강함, 약함 등 삶의 다채로운 면모들을 경험하게 한다. 때로는 여백이 서로 다른 시점들이 충돌하지 않게 완충 작용을 하며, 보는 이가 상상으로 공간을 채울 수 있게 돕는다. 그럼으로써 작가는 비언어적인 언어로 이야기한다. 삶은 알 수 없지만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고.

 

작가노트

나의 삶에서 감정과 의식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정제되고 걸러져 기억의 층위를 새롭게 조합한다. 불완전한 요소들은 흔적으로 남아 경험으로 대체되고 공간 속에서 내면의 풍경은 완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감정의 차이는 다층의 시간 구조를 만들며 깊이 있는 감응의 장을 만들고 특정 순간들의 모습은 풍경이라는 단어로 대체되어진다. 결은 본질만 남겨진 정제된 모습이거나 다시 낯섬을 보여주며 감각의 여정을 통해 작품은 흐르면서도 머무는 시간의 이중성을 드러내며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있다.

표주영 (Pyo Joo Young)

 성신여자대학교 동양화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성신여자대학교 동양화과 박사과정 졸업

개인전

1997 1회 개인전 (인사 갤러리)

1999 2회 개인전 (가나 아트 스페이스)

2001 3회 개인전 (종로 갤러리)

2002 4회 개인전 (목암 미술관)

2013 5회 개인전 (각 갤러리)

2016 6회 개인전 (가나아트스페이스)

2017 7회 개인전 (강릉시립미술관)

2018 8회 개인전 (강릉시립미술관)

2020 9회 개인전 (갤러리 그림손)

2021 10회 개인전 (갤러리 도스)

2026 11회 개인전 (이트리움 갤러리)

 

단체전

2025 시간의 결 (샘 미술관)

춘추회전 (세종문화회관)

성신동양화전(마루아트센터)

2024 -Threads of Life: Weaving Our Stories (LA Face A Gallery, LA)

성신동양화전 (인사아트센터)

인간-나의 전쟁 (샘미술관)

나토전-아름답고 사랑스런 색 & 이야기가 있는 그림 (명주예술마당, 강릉)

나토전-살아있는사물들 (창동갤러리, 창원)

 

역임: 성신여자대학교, 강릉원주대학교, 김포대학, 백제예술대학, 신흥대학 강사,

하남미술대전 심사위원

현재 : 춘추회, 나토회, 한국화 여성 작가회 회원

E-Mail: pjyoung1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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